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비판적 사고 능력을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

혁신학교 한번쯤 들어봤을거다. 공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학습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시도되고 있는 새로운 학교 형태를 혁신학교라 하는데, 2009년 진보 성향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이 취임하면서 등장했다. 그리고 올해 진보 성향 교육감이 대거 당선되면서 전국은 혁신학교 바람이 불고 있는듯 하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혁신학교에 대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공교육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 능력을 길러낼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다. 

우리나라 공교육 기간은 초등학교를 지나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교까지... 무려 16년이다. 

내 경험을 토대로 본 한국 교육은 "국가가 정해준 시험을 누가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풀어나가는지를 지향하는 매우 수동적인 시스템"이 아닐까 한다. 

일련의 과정을 얘기해보자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중학생들은 고입선발고사라는 시험을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야 좋은 고등학교로 진학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고등학생들은 수능이라는 국가고시 시험을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야 좋은 대학을 진학할 수 있다. 

사회 구조도 학교와 별반 다르지 않다. 대학을 졸업해서 좋은 대기업 및 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토익 시험을 본다. 토익도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서 좋은 점수를 받아야 높은 점수로 회사에 입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토익이 다는 아니다. 국가에서 여는 각종 공모전 등에서도 입상해서 스펙도 쌓아야 한다. 토익과 공모전 수상도 스펙의 일부일 뿐...

회사에 입사해도 이러한 방식은 변하지 않는다. 승진을 위해 회사에서 내주는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생 전체가 누군가 내주는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찍어야하는 다람쥐 챗바퀴 안에 갇힌 느낌이다. 

물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런 레파토리를 거치는 것 같다. 

문제를 푸는 와중에 이 문제를 왜 푸는지, 이 문제가 왜 중요한지 등의 질문을 할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한국 교육 시스템에서 그런 생각은 쓸데없는 생각일 뿐 아니라 자칫 잘못하다간 문제아로 찍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그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는데 말이다. 공교육의 획일적인 교육 커리큘럼의 안타까운 단면이다. 

이런 수동적인 교육 시스템이 흔히 말하는 우리나라 권력자들에게는 필요하지 않았을까? 비판적 사고를 가진 자들은 고분고분하지 않을테니 말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한국교육에서는 비판적 사고를 소홀히 하지 않았을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다.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내용이 허툰것이라는 건 아니다. 다만 그것을 왜 배워야 하는지, 자세하게 알려주고 교육과정 중 질문을 받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거다. 당장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나이를 먹을수록 질문하는 빈도나 횟수가 점점 줄었다는걸 알 수 있을거다. 

아래 그림은 공정한 선발을 위해 모든 동물들이 나무 위를 올라가야 한다는 시험을 보는 그림이다.

내가 얘기한 다람쥐 챗바퀴 인생이라면 군말없이 나무를 오르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번쯤 그 나무를 왜 올라야 하는지, 그것이 공정한 선발인지 비판적 사고를 누군가는 해야하지 않을까? 정말로 공정한 시험을 치루려면 말이다. 

최근에 진보 성향 교육감으로 인해 혁신학교가 많이 생기면서 창의.인성을 강조하며 비판적 사고 능력을 지향한다지만 현실은 학교안에 컴퓨터와 테블릿PC 몇대만 더 들여왔을뿐 아직도 비판적 사고 능력과 거리가 먼 것 같이 느껴진다. 그러나 혁신학교와 같이 이러한 변화의 노력 자체에 일말의 희망을 가져본다. 

어디까지나 짧은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니 태클은 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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