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사]/시사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차 청문회 마지막날 유가족 최종 발언, "당신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엠스블로그 2015. 12. 2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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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지난 2014416일에 있었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차 청문회가 있었습니다. 청문회 첫날에는 초동대응의 부적정성을, 이튿날에는 해양사고 대응 메뉴얼 적정성 여부를, 셋째날에는 참사현장에서의 피해자 지원조치의 문제점을 위주로 진행했는데요. 


3일간의 1차 청문회 순서가 모두 끝난 후 유가족을 대표해 박수현군 아버지 박종대님과  유예은양 아버지 유경근님이 마지막 발언을 했습니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들어도 울분이 치밀고 화가 나고 미칠 것 같은데 가족들 심정은 어떨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청문회가 사고가 있은지 1년 반이 지난 지금에 열리는 것도 아이러니 하고 분통터질 일이지만, 언론에서 조차 외면받는 것 같아 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차 청문회 마지막 날  박수현군 아버지 박종대님이 한 발언을 옮겨 봤는데요. 정말 울분을 토해낼 법하지만 감정을 조절해가며 조목조목 짚으면서 얘기 하시는 것을 보고, '아... 저런 기록들을 찾기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하셨을까? 그리고 얼마나 더 가슴 아팠을까?'라는 생각에 저도 눈물이 났습니다. 아래의 박종대님 마지막 발얼을 읽어 보시고 아픔을 같이 나눠주셨으면, 그리고 세월호 참사 조사는 아직도 진행중이라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1차 청문회 마지막날, 故 박수현군 아버지 박종대님 발언


저는 단원고등학교 2학년 4반 수현이 아빠 박종대입니다.


1. 세월호 참사 조사특위의 1차 청문회가 오늘로서 마무리 되었습니다.


먼저 유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증인들의 입속에 철저히 숨겨져 있는 엄청난 진실을, 어떻게든 찾아보려고 불철주야 노력해 주신 특조위 위원님들과 조사관님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3일 동안 이 자리를 같이 하시진 못했지만 어쩌면 진실이 밝혀질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집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416TV와 FACT TV, 오마이 TV를 통해 생방송을 시청해 주신 국민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 정부의 하수인이 되어 어떻게든 진실을 감추려고 3일 동안 불안에 떨면서 끝까지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악랄하게 버텨주신 여러 증인들의 인내심에도 찬사를 보냅니다.


또한 청문회가 열리는 3일 동안 특조위 조사위원이면서도 정권의 눈치를 보시느라 자신이 진정으로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본의 아니게 근무지 이탈을 하셨던 이헌 부위원장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모두 모두 얼마나 힘드셨겠습니까?


저는 오늘 이 자리 증인석에 섰던 증인들과, 이 청문회를 적극적으로 방해했던 분들에게 몇 마디 말씀을 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우리가 가끔 증인들의 거짓된 증언 때문에 소란을 피우긴 했지만, 3일 동안 헛소리하는 증인들의 분통터지는 증언들을 조용히 들어야만 했던 유가족들은, 당신들보다 훨씬 더 많이 힘들었다는 것을... 


당신들이 거짓된 증언을 배설물처럼 쏟아낼 때마다, 그대들에 대하여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기도 했습니다. 


눈에선 피눈물이 흘렀고 가슴은 터질 것만 같았었다는 것을 꼭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2. 저는 1차 청문회가 끝나는 이 시점에 진실을 매우 감추고 싶어 하시는 못난 여러분들께 몇 마디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나는 사랑하는 나의 아들 수현이를 잃은 후 오직 나의 손으로 반드시 당신들을 벌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진실을 찾기 위하여 미친 인간이 되어 돌아 다녔습니다. 

감사원 감사기록, 국회의 국정조사 기록, 재판 기록 등을 읽으면서 밤을 새워 울었습니다. 


남은 가족들의 생계를 내팽개치고, 직장을 그만두면서까지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진정으로 옳은 길인지, 당신들은 정말 죄인이 아닌지 꿈속에서도 생각을 했습니다. 

꿈속에서도 진상규명 활동을 했습니다. 


당신들이 정말 승객을 구하러 갔던 것인지, 승객을 구할 생각은 있었는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확실한 나만의 결론을 내렸습니다. 


당신들은 승객을 구조하러 갔던 것이 아니라 선원들을 구조하러 갔었노라고.....



3. 그 근거는 이렇습니다.


먼저 해경 수뇌부와 상황실에 대한 결론입니다. 

(제가 제시한 USB에서 “사고당일 해경 조직의 구조조치 현황”을 열어 주시겠습니까.) 



적어도 그동안 제가 검토한 바에 의하면 해경 수뇌부와 상황실은 참사 당시 다음 표와 같은 구조 행위를 전개 했어야 했습니다. 


그랬더라면 나의 아들은 분명히 살아 있을 것이고, 당신들은 영웅이 되어 훌륭한 경찰로서,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명예롭게 아주 잘 살고 있을 것입니다. 


참사당시 목포서 상황실과 진도 VTS는 VHF 통신을 통하여 세월호와 교신을 했어야 했습니다. 

본청 및 서해청 상황실과 각급 해경 수뇌부는 이를 확인하고 교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면 이를 빨리 진행하도록 지휘하고 통제하고 조정 했어야 했습니다.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유선통화를 통해서라도 세월호와 연락을 취했어야 했습니다. 

출동 중인 123정과 헬기 3009함을 통하여 세월호와 교신을 유지했어야 했습니다. 


현장 구조 세력은 참사 현장에 도착하여 신속하게 세월호 정보를 파악하여 효율적인 구조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했어야 옳았습니다. 


선원 및 선장을 찾아 선박 내 승객대피 상황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그들로 하여금 승객을 구조하도록 지시했어야 했습니다. 

TRS 통신을 경청하고 현재의 상항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응했어야 했습니다. 


문자 상황시스템에 의한 상황관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합리적으로 구조 조치를 했어야 했습니다. 

세월호가 침몰한 후에는 선내에 갇힌 승객들을 구조하기 위해 대책을 수립하고 신속하게 시행했어야 했습니다. 


충분히 가능하고 충분히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여러분들은 단 하나도 실천하지 않았습니다. 


감사원 감사 자료나 검찰의 수사 자료를 보면 가관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거나 뉘우치기는커녕, 선장과 선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상급자는 하급자에게 ,하급자는 상급자에게, 하급기관은 상급기관에게, 상급기관은 하급기관에게 책임을 떼어 넘기고 있습니다. 



4. 저는 이 자리에서 증인들게 묻습니다. 


여러분들은 학교 다닐 때 국어를 안 배우셨나요. 

청문회가 열리는 3일 동안 제가 느낀 것은, 해경조직은 위에서부터 밑에까지 하나같이 주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재판이 잘되고 못되고를 떠나 선장과 선원들은 이미 자신들의 죄값을 치루었거나 치루고 있는 중입니다. 

이 청문회는 여러분들의 책임을 논하는 것이고 죄값을 논하는 자리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여러분들이 2차 청문회의 증인석에 앉으실 때에는 참사 당시 당신들이 해야 했었던 직무가 무엇이었고, 그것이 진행되었는지, 아니면 하지 않았는지를 명백히 따져서 오실 것을 권고 드립니다. 


단언컨대 당신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참사 당일 해경조직의 그 많은 사람들이 모두 개판으로 놀았습니다.


특히 김경일 증인은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죄값을 치루고 있는 중인데도 아직도 반성을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위증까지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위증이라는 추가적인 고통을 감수하려고 그렇게 뻔뻔하게 버티고 계시는 것입니까? 


이 사건 진상규명의 열쇠를 지고 있는 집단에서 아직까지 논의는 하지 않고 있지만 당신은 이미 작년 국회 국정조사에서 엄청난 위증의 죄를 범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5. 혹시 그렇게 강건하게 버티면 윗선으로부터 엄청난 대가라도 약속을 받았나요. 

아니면 얘기 못할 더 큰 죄가 남아 있나요. (김경일의 통화 내역 화일을 열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사진은 어제 이호중 위원께서 공개했던 증인 김경일의 통화 내역과 같은 내용입니다. 

이 당시 승객 구조를 위해 출동하는 구조 세력은 13명이 타고 있는 100톤급 함정 123정과 헬기 3대가 전부였습니다. 



6. 저 그림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김경일과 123정 승조원 박성삼, 이형래는 승객들을 구조해야 할 그 귀중한 시간에 데이터 통신을 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문제였습니다. 


김경일 증인은 11번을 이형래 증인은 12번을, 조타기를 잡고 있던 박성삼은 무려 9번의 통화기록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범죄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상기하시기 바랍니다. 검찰이 수사의 ABC를 준수하지 않아 현재까지는 잘 빠져 나갔지만 이 위원회가 존재하는 한 앞으로 무죄를 장담하지는 마실 것을 경고합니다.


원래 제가 여기서 동영상을 상영하려고 했었는데, 시간이 없으시다니까 동영상은 상영을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9시 45분 37초서부터 9시49분 44초의 동영상을 보면 박상욱 증인이 홋줄이 아닌 고무호스를 붙잡고 조타실을 진입하고 있는 그런 장면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때 박상욱 증인이 조타실을 올라갈 때 123정은 홋줄을 풀어주면서 뒤로 후진하고 있었고요. 그리고 이 시간은 이미 모든 사람들이 조타실에서 다 퇴선을 한 상태입니다. 조타실에는 탈출할 사람이 없는데 왜 박상욱은 뒤늦게 조타실에 진입을 했을까요? 


나중에 조사과정에서 이 부분을 조사특위에서 철저히 조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재판과정에서 박상욱이 조타실에 올라간 이유를 수도 없이 논하였으므로 그것에 대해서는 다시 논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문제의 홋줄이 세월호에 고정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었고, 조타실에서 탈출할 사람들은 이미 다 탈출 하였으므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굳이 조타실에 올라가야 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분명히 조타실에 중대한 볼일이 있었던 것이 틀림없었던 것입니다. 



7. 비록 이 자리에는 없지만 승객 구조를 위해 출동했던 해경들에게 분명히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은 승객을 구하러 출동한 것이 아니라 선원들을 구조하러 출동한 것이 맞지요.”


해상치안상황메뉴얼에 의하면 증인들은 승객을 구하기 위하여 선제조치로 선원의 위치부터 확인해야 하고, 그들로부터 승객에 대한 정보를 얻고 그것을 바탕으로 효율적인 승객 구조를 진행 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선미에 있던 기관원들을 연극처럼 구조했고, 곧바로 선수에 접안하여 선원들을 우선 구조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경사가 심해 올라가지 못한다고 뒤로 자빠졌던 것입니다. 

세월호가 바다 속으로 완전히 가라앉을 때까지 선원들을 찾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왜 선원들을 찾지 않았나요. 왜 찾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시작서부터 선원을 구하러 갔던 것이고, 선원이 어디에 있었는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고, 목표한 대로 선원을 모두 구했기 때문 아니었던 가요?



8. 저는 특별법이 제정되고 오늘 이 청문회가 있기까지 특조위 관련자들이 매우 힘든 싸움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쉽게 넘은 산이 없고, 쉽게 넘은 강이 없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달려온 이 길보다는 앞으로 달려갈 길이 훨씬 험하고 모진 세월이 남아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여전히 예산을 가지고 협박할 할 것이고, 조사 기간을 가지고 계속 흥정할 것입니다. 


어떻게든 협조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오직 감추려고 노력에 노력을 거듭할 것입니다. 하지만 진실을 애타게 기다리는 유가족과 국민들을 위하여, 안전한 나라에서 살아갈 후손들을 위하여 특조위에서 보다 용기를 가지고 힘찬 싸움을 진행해 주실 것을 주문합니다. 


외부의 적과 싸워야 하고, 내부의 암 덩어리와 화합해야 하는 여러분들의 고충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 많은 유가족들을 위하여 반드시 한 번 더 힘을 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3일 동안 정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료 출처 - kmib]


위 발언 내용이 담긴 영상도 함께 올립니다. 유가족 대표의 마지막 발언은 영상 31분부터 시작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시간만 흘렀을 뿐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조사는 아직도 진행 중 입니다. 다음 청문회에서는 구조과정 그리고 수사과정에서 있었던 숨겨진 사실과 침묵했던 증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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