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수비방해·주루방해·주자아웃이란?

2014년 8월 7일 넥센 VS 두산 경기, 4회초 넥센 공격에서 1루 주자인 넥센 문우람 선수의 수비방해 판정이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판정에 대해 말들이 많았는데요. 그 상황을 다시 한번 짚어보고 야구규칙에 명시된 수비방해의 정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2014.8.7(목) 넥센 VS 두산 잠실경기 4회초 당시 상황

4회초 1사 주자 1루 상황에서 넥센의 8번 타자 로티노 선수가 타석에 나옵니다. 로티노 선수는 두산 선발 마야 선수의 공을 받아쳐 2루수 앞으로 느리게 굴러가는 땅볼타구를 날립니다. 그리고 1루주자 문우람 선수는 병살을 당하지 않기 위해 2루로 전력을 다해 달립니다.

이때, 땅볼 타구를 처리하기 위해 달려나오던 2루수 오재원 선수는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문우람 선수를 의식한 듯 주춤하면서 슬쩍 두 팔을 문우람 주자에게 내밀어 부딪힙니다.

문우람 선수는 이를 의식해 살짝 피해보지만 이내 부딪히며 2루로 달렸고, 그 바람에 2루수 오재원 선수가 공을 처리하지 못해 공은 우익수 쪽까지 굴러가게 되었습니다. 

문우람 선수는 그 사이 3루까지 내달렸고 타자 로티노도 2루에 안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때, 2루심 김성철 심판은 문우람 주자가 베이스 러닝 도중 오재원 2루수의 수비를 방해 했다고 판단해 아웃을 선언하고, 2루에 있던 로티노 타자도 1루로 귀루할 것을 선언 합니다. 

이에 염경엽 넥센 감독이 덕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나와 항의를 하지만, 어필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데요.

[당시 상황 경기영상 보러가기]

넥센 구단 및 팬들 입장에서는 억울할만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위와 같은 상황을 판단할 때 참고할만한 야구 조항(규칙)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7.09 수비방해

(g) 주자가 병살을 하지 못하도록 명백한 고의로 타구를 방해하거나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때 방해한 주자에게 아웃을 선고하고, 타자주자에게도 동료 선수의 방해에 의해 아웃을 선고한다. 

(l) 주자가 타구를 처리하려고 하는 야수를 피하지 않거나 송구를 고의로 방해하였을 경우 야수와 닿았을 경우에만 아웃을 선고한다. 

[원주] 타구를 처리하려는 포수와 1루로 달리려는 타자주자가 부딪쳤을경우 일반적으로 수비방해도, 주루방해도 없었던것으로 보고 아무런 선고도 하지 않는다. 타구를 처리하려는 야수에 의한 주루방해는 매우 악의적이거나 난폭한경우에 한하여 선고되어야한다. 왜냐하면 규칙은 야수에게도 공정한권리를 주기때문이다. 그러나 공정한권리가 있다고해서 아무렇게나해도 된다는 뜻은아니다. 가령타구를 처리한다면서 고의로 주자의 발을 걸면 주루방해가 선고된다. 한편 포수가 타구를 처리하는중에 1루수나 투수가 타자주자를 방해하면 업스트럭션이 선고되어 타자주자에게 1루가 주어진다.

2.51 Obstruction(업스트럭션·주루방해)

▶ 공을 갖고 있지 않거나 공을 처리하고 있지 않은 야수가 주자의 주루를 방해하는 행위이다.

[원주] “야수가 공을 처리하고 있다”는 것은 야수가 송구를 받기 직전이거나, 야수가 직접 자기를 향해 가까이 날아오고 있는 송구를 받기 위해 적당한 위치를 확보하는 것을 말한다. 야수가 공을 처리하고 있는지 아닌지는 오로지 심판원의 판단에 따른다. 야수가 공을 처리하려다가 실패한 뒤에는 더이상 공을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지 않는다. 예를 들어 내야수가 땅볼을 잡으려고 몸을 날렸으나 포구하지 못하여 공이 통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주자의 진루를 지연시켰을 경우 그 야수는 주루방해를 한 것이 된다. 

7.08 주자아웃

(b) 주자가 송구를 고의로 방해하였을 경우 또는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야수를 방해하였을 경우

[주1] “야수가 타구를 처리한다”는 것은 야수가 타구에 대하여 수비동작에 들어간 때부터 타구를 잡아 송구할 때까지의 행위를 말한다. 따라서 주자가 수비행위를 방해하면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야수를 방해한 것이 된다.

[주2] 주자가 6.05(k), 7.08(a)항 규정대로 주로를 달리고 있었더라도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야수에게 방해가 되었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때는 이 항이 적용되어 주자는 아웃이다.

#. 상황정리

위 야구 조항들은 당시 상황과 관련된 야구 조항들 입니다. 이 야구 조항들에 대입해 당시 상황을 정리해보자면 우선 중계방송에서 언급한 수비방해는 '병살을 하지 못하도록 명백한 고의로 타구를 방해하거나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야수를 방해했다(야구조항 7.09 수비방해)'를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당시 상황은 어떻게 보면 오재원 수비수의 주루방해로 생각할 수도 있는 장면인데요. 그러나 그 상황을 주루방해로 보기 어려운 것은 오재원 2루수가 공을 처리하려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소개한 주자아웃을 보겠습니다.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야수를 방해하였을 경우 주자는 아웃이 될 수 있는데요. 이 경우를 빗대어 상황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주자가 규정대로 주로를 달리고 있더라도 타구를 처리하고 있는 야수에게 방해가 되었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때는 주자를 아웃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2루심이 '7.09 수비방해'가 아닌 '7.08 주자아웃'의 야구조항으로 당시 상황을 판단한 것 같은데요. 이때 심판은 오재원선수의 행동에 고의성 여부까지 신경 쓴 것 같지는 않습니다.  

어쨋든 오재원 2루수의 빠른 판단력과 센스(?) 그리고 연기는 칭찬해 줄만 하지만 너무나 얄미워 보이는 플레이였습니다.

이상으로 엠스블로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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